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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 리뷰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 - 알랭드 보통 『불안』

by 잔세폴 2018.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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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6 - [책리뷰] - 우리가 불안함을 느끼는 이유 - 알랭드 보통 『불안』




앞선 포스팅에서는 불안의 원인에 대해 알아보았다.

우리가 불안한 이유는 지위 때문이다.

높은 지위에 오르지 못하면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여기에서 모든 불안은 시작된다.

또한 지위라는 것은 본디 '불확실성'을 내포하는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이라도 언제든지 어떤 이유로든 낮은 지위로 내려갈 수 있다.



그렇다면 지위에서 오는 불안을 없앨 수는 없을까?

모든 불안이 '지위'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지위'라는 녀석의 특성을 잘 다루기만 한다면 우리는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1) 철학



지위란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 하는 것이다

지구에 나 혼자 살아간다면 '지위'라는 개념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관계에서 내가 차지하는 위치가 지위의 개념이기 때문에 지위란 늘 다른사람과의 비교에서 시작된다.


그렇다면 해법은 간단하다. 

낮은 지위때문에 불안하다는 것은 나의 낮은 지위로 인해 다른 사람이 나를 무시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타인의 시선과 관심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관심사와 나의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나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태도가 어떻든, '이성'을 가지고 나의 이미지를 판단해야 한다.>



철학은 세속에서의 물질적 성취를 지향하지 않고 내적인 성취를 지향한다.

또한 다른 사람의 태도에 휘둘리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나를 보는 태도가 지나치게 부정적이고 비이성적이라면, '이성'을 가지고 나의 이미지를 정의하면 되는 것이다.

나 자신에 대해 잘 알고 나를 믿고 우직하게 나아간다면, 지위로 인해 불안해 할 일이 자연스레 사라진다.


다른 사람의 관점이 나의 가치를 정의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절대적인 기준을 갖고 나의 가치를 스스로 키우며 단련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지위로 인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있다.



※ 책 속의 주요 문구 ( 읽어보세요!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훨씬 많은 도움이 됩니다^^) 

  • 결투란 지위의 문제에 대한 보편적인 예민한 감정적 대응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 이제는 다행스럽게도 과거가 되어버린 역사적 사례일 뿐이다.

  • 칭찬을 받으면 더 나아지는가? 에메랄드가 칭찬을 받지 못했다고 더 나빠진다더냐?

  • 다른 사람들이 나를 경멸하는가? 경멸하라고 해라. 나는 경멸을 받을 행동이나 말을 하지 않도록 조심할 뿐이다

  •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그들을 필요 이상으로 존중하는 것이다.

  • 외부의 인정이나 비난의 표시보다는 우리 내부의 양심을 따라야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무작위 집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 우리는 지위를 단속하려는 미숙한 노력을 포기해야 한다. 이론적으로는 우리에 대하여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모든 사람과 결투를 하고 그들의 목숨을 빼앗아야 하기 때문이다.




(2) 예술



예술인도 아닌 우리가 어떻게 예술로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느냐고?

예술의 힘은 '공감'에 있다. 

예술이란 나름의 방식으로 삶을 깊게 파고들어 우리의 인생을 스스로, 객관적으로 비평하고 균형을 잡을 수 있게 해준다.


문학 작품을 통해 우리네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그 안에 담긴 희노애락을 볼 수 있

그림 작품을 통해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에 공감을 느낄 수도 있다. 


비극이든 희극이든 예술은 다른 사람과 나는 다르지 않다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인생의 지위와 소설의 지위


인생에서는 지위가 높은 사람이 부유하고 부유하기 때문에 더 나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고 부유하지 않은 사람이 불행한 삶은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하지만 소설에서 보여주는 대부분의 주인공 삶은 그 반대이다.

주인공은 가난하고 지위가 낮지만 그 누구보다 도덕성이 뛰어나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소설에서는 지위가 낮고 가난하더라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가 지위로 인해 불안한 이유는 지위가 나를 보여주는 도구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높은 지위에 오르지 못했다는 것은 능력이 없거나 어딘가 결함이 있다는 신호로 작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는 지위가 낮아도 그 자체로서 가치있는 삶을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우리는 소설을 통해 '나의 지위=나의 가치'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은 무수한 사례를 접하며

다양한 삶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이게 문학이 가진 힘이다.

문학 작품은 삶에 있어 잘못된 인식과 관행을 바꾸어주는 좋은 역할을 하며 

세상에서 무엇을 존경하고 존중할 것인가에 대한 속물적 관념을 교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비극이 가진 공감의 힘


비극이란 처음 생겨날 때부터 위대한 실패의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조롱이나 심판은 삼간 특별한 예술 형식이다.

우리는 비극이라는 장르를 통해 실패의 이야기와 그 과정을 면밀히 관찰함으로써 비로소 타인의 실패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누구나 지위를 얻지 못할 수 있으며 지위를 얻는데 실패한다는 것이 인생의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즉, 비극 작품을 읽으며 실패한 사람들을 조롱하거나 멸시하는 태도를 교정할 수 있게 된다. 



희극이 가진 공감의 힘


그림 작품은 풍자를 맛깔나게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유용한 도구이다.


<왕이 배가되는 과정>


1830년 말 프랑스의 한 무명화가는 풍자 잡지를 통해 왕의 부패와 무능을 비난하는 한 그림을 선보인다.

프랑스어에서 배를 뜻하는 푸아르(poire)는 바보나 얼간이를 가리키기도 하기 때문에 왕은 이 그림을 보고 매우 분노한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러한 작품을 통해 통쾌한 웃음을 터뜨린다.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왕을 풍자함으로써 지위가 높더라도 부패하고 무능할 수 있다는 사실에 공감한 것이다.

예술은 통념을 깨는데 도움을 준다.



<쟤는 돈을 많이 버는데, 나는 왜 돈을 못벌지? 돈 걱정에 잠 못드는 밤>


우리는 유머를 보고 들으면서 세상에는 나 만큼이나 질투심많고 사회적으로 허약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심한다.

또한 나처럼 돈 문제 때문에 고민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공감한다.


나만 낮은 지위로 인해, 돈이 없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것이다. 

예술 작품을 통해 일상을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작품을 만나면서 위로 받고 안심한다.



책 속의 주요 문구 ( 읽어보세요!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훨씬 많은 도움이 됩니다^^) 

  • 소설가는 사회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는 표준 렌즈, 즉 부와 권력을 크게 확대해 보여주는 렌즈를 인격의 특질을 확대해 보여주는 도덕적 렌즈로 바꾼다.

  • 소설은 한 마을의 서너 가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우리 삶의 비평하고, 그럼으로써 그 삶의 바꾸려는 시도이다.

  • 소설은 감추어진 삶의 목격자이기 때문에 지배적인 위계 관념에 상상의 평형추 역할을 할 수 있다.

  • 다른 사람들 내면의 가장 좋은 부분이 우리의 관심을 끌 만한 외적인 성취로 표현되는 경우는 드물다.

  • 나의 실패를 다른 사람들이 차가운 눈길로 바라보며 가혹하게 해석한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일에서 실패를 크게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 우리가 비극 작품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실패에 평소보다 훨씬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면 그것은 그 작품을 통해 실패의 유래를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 더 많이 아는 것은 곧 더 많이 이해하고 용사하는 것이다.

  • 사람들이 비극 예술에 담긴 교훈을 받아들인 세계에서는 실패의 결과가 우리를 그렇게 심하게 짓누르지 않을 것이다.



(3) 정치



정치, 이데올로기의 속성을 알면 지위로부터 오는 불안감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사회의 이데올로기와 당연한 듯 보이는 관념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높은 지위에 올라가라고 독려하지만, 

이러한 이데올로기가 정답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기업 광고는 끊임없이 높은 지위에 올라가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가 요구하는 높은 지위'는 지위를 가진자가 만들어낸 이야기일 뿐이며

우선순위를 엄청나게 왜곡하여 물질적 축적 과정을 가장 높은 수준의 성취로 치켜세웠다.


높은 지위를 가지는 것만이 인생의 큰 성공은 아님을 알 때, 비로소 우리는 지위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 책 속의 주요 문구 ( 읽어보세요!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훨씬 많은 도움이 됩니다^^) 

  • 이상적인 지위는 오래 전부터 계속 바뀌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바뀔 수밖에 없다. 이런 변화 과정을 묘사하는 데 정치라는 말을 사용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 정치는 높은 지위를 누릴 정당한 권리를 가진 사람이 누구냐에 대한 공동체의 관념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 이데올로기적 진술이란 중립적으로 말하는 척하면서 교묘하게 어떤 편파적인 노선을 밀어붙이는 진술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 모든 시대의 지배적 관념은 늘 지배계급의 관념이다.
  • 이데올로기는 무색무취의 가스처럼 사회에 방출된다.
  • 우리는 관념이나 제도가 자연스럽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고통의 책임을 아무에게도 묻지 못하거나 고통을 겪은 당사자에게 묻게 된다.



(4) 기독교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기독교를 믿으라는건가? 

당연히 아니다. 기독교에서 중시하는 가치를 통해 세속에서의 물질적 성취가 덧없음을 한번쯤은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기독교는 세속적 가치보다는 영적인 가치를 더 중요한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인간의 유한한 삶에 있어 지위가 얼마나 덧없는를 알려준다

또한 물질적인 성공보다 영적인 성공이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존중하는 가치에 매혹적인 진지함과 아름다움을 부여했다.


<해골과 모래시계를 통해 인간 삶의 유한함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



 이런 작품으로 보며 모든 것이 헛되다는 생각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오며 성취하려 했던 물질적인 부와 지위에 대해 반성하고

그와 동시에 사랑, 선, 겸손, 친절 등의 미덕에 조금 더 진지한 관심을 가지는 기회를 갖자는 것이다.



우리 보다 큰 존재안에서 우리 모두는 작은 존재이다.



 또한 무한한 공간의 대표자인 대자연에 우리 인간을 비추어 본다면

우리의 허약하고 수명도 짧은 몸은 거미나 나방과 마찬가지로 보잘 것 없어 보이게 된다.


기독교는 사람들 사이의 작은 차이 너머를 보면서 보편적인 진리에 초점을 맞추도록 한다.

따라서 지위가 있고 없고, 부가 있고 없음에 일희일비하여 불안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평등하게 작은 존재일 뿐이다.



  ※ 책 속의 주요 문구 ( 읽어보세요!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훨씬 많은 도움이 됩니다^^) 

  • 다른 사람이 아무리 강하고 존경받는 존재라 하더라도 우리는 모두가 결국은 가장 민주적인 물질즉 먼지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자신이 하찮은 존재라는 생각 때문에 느끼는 불안의 좋은 치유책은 세계의 거대한 공간을 여행하는-실제로 또는 예술작품을 통하여것일 수도 있다.




(5) 보헤미안




보헤미안(Bohemian)은 사회의 관습에 구애되지 않는 방랑자,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는 예술가·문학가·배우·지식인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기독교와 마찬가지 이유로 보헤미아의 가치관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진다면 지위로부터 오는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


보헤미안들은 능력과 사회적 지위보다 세상을 예민하게 받아들을 수 있는 감성을 더 중요시여겼다.

우리도 타인의 시선에 따라 삶을 사는 것이 아닌, 자신의 감성에 귀기울여 세상을 살아간다면

사회적 지위로부터 오는 불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 책 속의 주요 문구 ( 읽어보세요!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훨씬 많은 도움이 됩니다^^) 

  • 부르주아지는 상업적 성공과 공적인 평판에 기초하여 지위를 부여한 반면, 보헤미안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 우아한 집이나 옷을 살 수 있는 능력보다 당연히 더 중요했던 것은 세상을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 감정의 주요한 저장소인 예술에 관람자나 창조자로서 헌신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 보헤미안의 가치 체계에서는 돈으로 명예를 얻지 못하듯이 소유로도 명예를 얻지 못한다.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는 지위의 위계를 없애며 불안을 해소하려하지 않았다.

단지 다수의 가치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가치에 기초하여 새로운 위계를 세우려 한 것이다.


즉, 위 다섯 집단은 성공과 실패, 선과 악, 수치와 명예의 구분 자체는 유지하면서

 무엇이 성공과 실패이고 무엇이 선과 악이며 무엇이 명예인지를 재규정하려 했다.


삶에서 성공한다는 것이 반드시 높은 지위를 얻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행복한 삶에는 높은 지위를 성취하는 것 외에 다양한 길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때,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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