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혁신을 위한 디자인

사회혁신을 위한 디자인

21세기에 사회혁신은 디자인의 자극제이자 목표로서 디자인과 밀접한 관련을 맺을 것입니다. 20세기에 기술혁신이 디자인의 자극제가 되었던 것만큼이나 21세기에는 사회혁신이 디자인의 자극제가 될 것이고, 동시에 점점 더 많은 디자인 활동의 목표가 사회혁신이 될 것입니다. 사실 디자인은 사회의 변화를 촉발하고 지원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을 충분히 지니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여정의 출발점에 서 있으며,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이러한 디자인 방식이 지니는 가능성과 한계, 함의를 더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사회혁신을 위한 디자인이 디자인의 새로운 분야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회혁신을 위한 디자인은 오늘날 디자인이 나타나는 여러 방식 중 하나일 뿐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혁신을 위한 디자인에 적합한 특별한 종류의 새로운 기술이나 방법론보다는 세상을 바라는 새로운 시각, 그 세상 속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리고 그들과 함께 디자인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새로운 시각입니다.

 

사회혁신을 위한 디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대해 좀 더 분석적으로 살펴보기에 앞서, 네 가지 주목할 만한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사회혁신을 위한 디자인을 구체적으로 그려보고자 합니다. 먼저 소개할 두 사례는 사회혁신을 위한 디자인이 작용하는 통상적인 방식을 보여준다. 이어 소개할 또 다른 두가지 사례는 지역 차원의 변화를 국가, 그리고 전 세계적인 차원의 심도 깊고 규모 있는 변화로 연결시킨 특별한 사례들입니다. 이 사례들은 수년 전에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현대사회가 직면한 문제와 도전 과제를 다루기 위해 사회혁신을 위한 디자인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하는지 제시합니다.

 

일상생활 관련 프로젝트

첫째 사례는 서클이라는 이미 잘 알려진 사례로, 사회혁신을 위한 디자인이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과정을 도울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범이 될 만합니다. 영국의 사례인 서클은 회원제 노인공동체로 지역 공동체 내 봉사자와 전문 사회복지사의 지원을 바탕으로 운영됩니다.

 

서클은 영국에 있는 디자인 회사 파티시플이 개발했는데, 도움이나 보살핌을 주고받기 위해 친구나 동료끼리 모임을 결성한다는 흔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이를 위한 혁신적인 경제적, 조직적 모델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파티시플은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부터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참여 동기와 활용 가능한 자원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 아이디어에 관심이 있을 법한 다수의 사람과 함께 공동으로 디자인하는 과정을 시작했고 이를 통해 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간단히 말해 파티시플은 공공기관과 민간 주체, 지역 단체, 개별 자원봉사자, 그리고 노인이라는 다양한 주체가 보살핌을 주고 받는 모임이라는 아이디어에 동의하고 각자의 상황에서 기여하는 하나의 연합을 만들어내고 이를 실제로 구현해내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서클이 제시한 모델은 런던과 영구 내 여러 지역 의회의 관심을 모았고, 이를 적용하 ㄴ모임의 수도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공적 자금 지원이 끊기면서 일부 모임은 운영을 멈추었다는 ㅈ머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둘째 사례는 밀라노공과대학의 데시스랩이 협력 기관들과 진행한 협동적 주거에 관한 여러 활동입니다. 초기에는 밀라노지역의 공동 주거 커뮤니티들을 위해 공동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장려하는 서비스 플랫폼을 만드는 등 공동 주거에 초점을 맞춘 활동이 진행됐습니다. 그후에는 좀 더 광범위한 의미의 협동적 주거라는 주제로 활동 범위가 확장되었는데, 협동적 주거는 아파트처럼 한 건물이나 단지에 살고 있는 이웃들이 함께 공유하는 공공 공간을 만들고 공유 공간의 디자인과 유지, 관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주거 문화를 의미합니다.